불금! 변칙적 음주의 즐거움 일상

불금은 언제나 제 모세혈관을 설레이게 합니다. 혈관 사이 사이로 알콜이 흐를 수 있는 날이거든요~ ㅎㅎㅎㅎㅎ 군대 선후임 모임이 있었는데 취소가 되었습니다. 그깟 약속 취소가 제 불금을 막을 순 없습니다. 따로 약속을 잡지 않아도 언제나 저를 즐겁게 맞이해 주는 맥파이가 있거든요~ ㅎㅎㅎㅎㅎ



경리단 길 초입에 투칸이라는 음식점이 새로 생겼다는데 이 집 바비큐와 감자튀김이 꽤 맛있나 봅니다. 제가 밥을 안 먹었다고 하니 티파니가 이걸 먹어보라고 내어 주네요. 제가 정말 자주오긴 했나봅니다. 이젠 손님과 사장이 아닌 친구로서, 동료 브루어로서 같은 꿈을 향해 함께 나가길 바래봅니다.

탭을 열어 쉼 없이 맥주를 따라 내는 살찐돼지님의 바쁜 손과, 우리의 수제 맥주가 함께하는 이 곳.

가끔은 이런 간지나는 병에 담긴 귀중한 놈들도 출연합니다.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플라스틱 컵에 스티커를 붙이는 알바도 합니다. 급료는 맥주로... 고대의 이집트 노동자가 된 기분입니다.

외국인 홈 브루어 친구가 준 향신료, 클로브(Clove). 아주 강력한 향신료여서 20L 한 배치에 1~2개만 넣어도 충분하다고 설명해 줍니다.

한국 이름으로는 정향(丁香). 꼭 못 같이 생겼죠? 못(丁)같이 생긴 향신료(香)라는 뜻에서 정향(丁香)이라고 부릅니다. 향신료 중에 향과 맛이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하는 군요. 밀맥주나 벨지안 계열의 에일에서 정향이 느껴진다느니 클로브의 존재가 뒤 끝에 살짝 남는다느니 하는 말을 하는데 그 때의 그 정향입니다. 실제로 넣는 경우도 있고, 효모가 뿜어내는 에스테르일 경우도 있습니다. 저에게 이것을 선물한 홈 브루어는 이날 쎄종에 이 정향을 넣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정향 냄새와 맛을 느껴보지 못한 분들께 딱 한 마디로 쉽게 알 수 있는 단어를 말해보자면 그것은 바로 '치과냄새'일 것입니다. 미친척하고 하나를 씹어 보았는데(20L 맥주 한 배치에 1~2개를 넣는 것을 그냥 씹다니...) 혀가 얼얼하고, 마취가 되는 느낌이 나면서 정말 치과의 냄새와 맛이 느껴지더군요. 실제 치과에서 사용하는 마취제, 재료 등에 정향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정향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이 곳으로
http://blog.naver.com/theomniherb?Redirect=Log&logNo=100159789088 

변칙적 음주의 즐거움은 역시 뜻하지 않게 반가운 사람들과 함께하게 되었을 때죠. 홈브루잉 동료들이 급!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아따 든든하다~~ 한국 홈브루어 짜응~~

ㅋㅋㅋㅋㅋㅋㅋ 이거슨 고등어 초절임. 엄청 비리게 생겼는데 의외로 담백하고 간이 적절한 것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홈 메이드 하몽까지~ 홈 브루어들은 요리도 잘 합니다. (저 빼고요)

자리를 옮겨 탭하우스로~ 골든 에일, 페일 에일, IPA까지 총 출동입니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달곰이 IPA. 저번에는 쫌 극악의 비터였는데 이번 배치는 비터가 훨신 빠지고, 몰트와 홉 플레이버가 잘 우러나와서 마시기 좋았습니다.

북한산 페일 에일의 코스터. 한국 고유의 산 이름과 민족의 영물인 호랑이, 그리고 동양적인 흘림 디자인까지 참 감각있게 잘 만들었습니다. 다같이 한 마디씩 하기를 "야~ 이건 한국사람이 먼저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어쩌다가 외국 애들이 이런 걸 먼저 하고 있냐?" 그렇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놓치고, 잊고 있는 사이에 오히려 외국인들은 우리의 것을 공부하고, 찾아내고, 알리고 있었습니다.

코스터와 찰떡 궁합인 북한산 페일 에일. 잔의 로고도, 코스터도 정말 잘 어울립니다.
 
같이 드시던 형님은 돼지나 곰 캐릭터만 보면 환장을 하신다고 ㅋㅋㅋㅋㅋ 갑자기 탭하우스를 나가는 길에 달곰이 티셔츠를 보더니 충동구매를 하셨습니다. 아주 좋아하시더군요. 맥덕은 대번 알아보겠지만 일반인 눈에는 그냥 귀여운 곰이 그려진 티셔츠 정도로 생각이 될 겁니다. IPA라고 아주 크게 써 있는데도 말이죠~

저는 그냥 스티커나 한 장 붙이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맥주와, 우리와,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즐거웠던 금요일 밤이었네요.

덧글

  • midikey 2012/07/08 22:54 # 답글

    헐 세종효모 자체도 페놀릭한데 거기에 정향을 일부러 더 넣다니 ㅡ,,ㅡ;;;;
  • iDrink 2012/07/08 23:16 #

    근데 영비어 맛을 보니 그다지 정향이 감지되지는 않았는데, 저 같은 홉덕은 정향 손 대지 말아야 겠음. 개념 없게 정향 한 통 다 털어 넣을 것 같은 느낌이.... -_-;;
  • 맥주곰돌 2012/07/08 23:51 # 삭제 답글

    맥파이가 거의 아지트네요~ 여기도 빨리 한번 가봐야하는데 ㅎㅎ
    막상 가면 여기 블로거님들 다 만들 것 같음 ㅎㅎ
  • iDrink 2012/07/09 00:09 #

    일반 손님도 물론이지만 저희같은 홈 브루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인 것 같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내가 만든 맥주를 나눠 마시며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거든요. 맥파이 놀러 오세요~ 제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ㅎㅎㅎㅎㅎ
  • 미고자라드 2012/07/09 14:18 # 답글

    엇 살찐돼지님이 맥파이 하시는건가요?
  • iDrink 2012/07/09 15:36 #

    앗~ 아니에요. 살찐돼지님은 서빙도 하고 한국 사람들 오면 말도 붙여주고 하는 일종의 홍보 담당입니다. 브루잉 클래스에서 한국어로 양조 교육도 하지요~ 실제 사장은 외국인 친구 4명이이에요~
  • 미고자라드 2012/07/09 20:41 #

    아하 그렇군요. 저도 뉴스기사 읽어서 사장은 외국인 4명인줄 알았는데 살찐돼지님이 맥주 따르고 있다 하셔서 깜짝... 살찐돼지님도 따로 업장하는거 아니신가요? ㅎㅎ;
  • iDrink 2012/07/09 22:10 #

    나중엔 자기만의 브루 펍을 갖고 싶다고 하더군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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