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너무 얌전한 음주생활을 했으므로 이제 다시 달려줄 차례. 술은 역시 낮술이 갑이므로 햇살 좋은 일요일 낮에 오손 도손 모여봅니다.
자.... 오늘의 선수 입장.
시음으로 인한 쓰린 속을 달래줄 리틀앨리캣의 신메뉴(가 될 것 같은), 베이컨 구이~
가을이니까 펌킨 에일부터 달려 봅시다. 펌킨 에일을 마실 때 한 가지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미국 사람과 우리가 기대하는 호박의 맛이 많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호박을 호박죽, 호박찜 등 식사 대용이나 요리로 인식하고 접해온 반면 미국 애들은 펌킨 스파이스, 펌킨 스파이스 파이 등 향신료로서 인식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하는 호박의 맛이란 달짝지근하고, 구수한 것이라면 미국 애들이 생각하는 호박의 맛은 계피, 생강 등과 같은 향신료로서의 맛입니다.
요정도를 염두에 두고 한 모금 들이켜 보면.... 역시 계피와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그다지 특징 없는 펌킨 에일 같네요. 상업 맥주로는 처음 먹어본 펌킨 에일이지만 맛을 보니 요 제품이 갖는 대략 그 바닥에서의 평가와 수준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블랙 세종... 콜라보가 자연스러운 미국 크래프트 맥주답게 요 맥주는 미국 브루어리와 벨기에 브루어리가 손 잡고 만든 맥주입니다. 맛은 아주 생소했습니다. 뭐라고 코멘트를 못하겠네요. -_-;;
요건 뭐 맥주 라벨만 읽어봐도 단박에 내 스타일이구나~를 알 수 있었던 맥주입니다. 유기농 스카티시 에일.... 딱 예상했던, 그리고 기대했던 스카티시 에일의 맛을 충족시켜 주었습니다.
독일 밤베르크 지역의 특산 맥주인 라우흐 비어, 그 맥주를 양조하는 브루어리 중 최고로 꼽는 브루어리인 쉴렌켈러 브루어리의 라우흐 비어입니다. 독일 사람들은 우직하게 클래식한 맥주만 만들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회사는 밤베르크의 훈제 몰트를 독일의 전통적인 여러 맥주에 접목하여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 맥주는 라우흐 메르쩬..... 음..... 걍 라우흐 맥주 같네요. ㅠㅠ (훈제몰트 님하는 대쪽같아서 절대 다른 몰트에게 무릎 꿇지 않음 -_-;;)
자.... 이제는 이탈리아 크래프트 맥주들을 맛 볼 시간.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본 고장은 미국이지만 유럽에서도 크래프트 맥주 운동이 차츰 차츰 늘어나고 있는데 와인과 파스타의 나라 이탈리아에도 의외로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많습니다.
일단 이탈리아 애들은 병 디자인 자체가 크래프트... 오홋!
제일 먼저 '비앙카(Bianca)'라는 맥주부터 따봅니다. 비앙카는 불어의 '블랑쉐(Blanche)', 즉 하얗다는 뜻. 이 맥주는 벨지안 화이트였습니다.
우측의 잔이 제일 먼저 따른 잔, 좌측으로 갈 수록 마지막에 따른 잔입니다. 탁도의 차이가 굉장하네요.
첫 잔과 막 잔의 비교샷. 어우... 막걸리네예. 맛은 뭐 걍 벨지안 화이트였습니다.
다음은 웨딩 라우흐. 맛은 뭐 걍 라우흐 맥주. 훈제 몰트를 넣어 만든 맥주에 대해 아직 평가를 내릴 만큼 경험이 많지 않아서 뭐라고 말을 못하겠습니다. 훈제 몰트를 넣는 순간 걍 훈제 맥주지 아직까진 다른 디테일을 묘사하지 못하겠네요.
이탈리아 크래프트 맥주 3종 중 가장 강력한 13.0%의 발리와인. 탄산이 전혀 없습니다. 잔 바닥에 가라 앉은 효모 슬러지의 모양을 보니 와인 효모를 쓴 것 같기도 하군요. 실제로 과일 풍미가 많이 났습니다. 맛은 So So~
상.... 상미기한이 2050년이면 뭐 어쩌란 말이냐;;;;; 2050년이면 난 68세 ㅡㅡ;; 2년 더 묵혔다가 칠순 기념으로 풀어햐 하나...
뒤셀도르프 알트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들도 마셔봅니다. 이건 밀몰트를 섞어서 알트 효모로 발효한 바이젠 알트. 별 특징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독일 맥주는 어려워요..... ㅠㅠ
보통의 알트 맥주와 스트롱 알트 맥주를 같이 마셔봅니다. 흠.. 확실히 도수 높은 쪽의 몰티 스위트니스가 더 세네요.
자... 이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고향의 맛. IPA~~ 몰트 꼬린내가 올라올 만큼 상당히 몰티했던 IPA입니다.
IPA (2)
IPA (3), 그리고 사진은 미쳐 못찍었지만 알싸한 Rye(호밀)의 맛이 좋았던 Rye IPA(4)까지... IPA는 언제 마셔도 좋네요.
마무리는 국물에 쏘주.... 나도 이런 내가 싫다. ㅡㅡ;;
이 날의 전리품.. 여기다가 병입해서 맥주 마시면 망친 맥주라도 맛이 있을거여... 일단 병빨 70% 먹고 들어갑니다.
아아... 내 간에게는 언제쯤 평화가 올까? ㅠㅠ




덧글
서민이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