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덴마크, 일본 맥주 마시기 상업 맥주 시음기

모 회원님이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그냥 왔을리 없죠? 맥덕에겐 맥주 외의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소소하게 모여봅니다.

오늘의 출전 선수. 로그와스톤 각 1병(미국), 미켈러(덴마크) 3병, 은하고원 및 에비스 각 1캔(일본)

1번 타자...
은하고원 / Style : Hefeweizen / 5.0%

벨지안 화이트스러운 저먼 헤페 바이젠. 바나나맛. 리뷰 끝. -_-;;

2번 타자...
에비스 호박 / Style : Amber Lager / 5.5%

살짝 올라오는 카라멜과 구수한 몰트 아로마가 느껴집니다. 담백하면서 은은히 깔리는 몰트 풍미가 존재하며 비터를 대기업 라거 치고는 좀 있는 편이어서 살짝 씁쓸합니다. 하지만 빨리 사라지네요. 진짜 호박이 들어간 제품은 아니고 색이 호박색(amber)이라는 거죠. 점점 라거에서 감흥을 얻기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역시 대기업 공장 맥주답게 투명한 외관을 자랑. 때깔 굿~

3번 타자...
Juniper Pale Ale / Rogue Brewery / Style : American Pale Ale / 5.0%

전형적인 아메리칸 홉의 시트러시 아로마로 상쾌하게 시작합니다. 맛 역시 우리가 상상하는 APA 딱 그대로입니다. 별다른 특징은 없네요. 쥬니퍼 베리를 넣어서 만든 페일 에일이라는데 아로마나 플레이버에서 감지되는 쥬니퍼 베리의 느낌은 미미하네요. 피니시에 집중해보면 살짝 느껴지기는 합니다.

부재료는 느껴질듯 말듯 넣은게 잘 넣은 거라는데 전 좀 반대입니다. 넣었으면 그 맛이 나야지 날듯 말듯 할거면 왜 넣죠? ㅎㅎㅎㅎㅎ 아쉬운 마음에 다음에 제가 쥬니퍼 베리로 페일 에일을 만들어 보고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XS Russian Imperial Stout를 보게 되었는데 보틀이 정말 작더군요. 로그 쥬니퍼 페일 에일 소(小)짜(?)와 비교 샷.

4번 타자...
Oaked Arrogant Bastard Ale / Stone Brewing Company / American Strong Ale, IPA /7.2%

이미 이 맥주를 마셔본 미디키님이 맛있다고 입이 닳도록 칭찬했던 스톤의 스테디셀러 맥주. 맥주 이름을 'Oaked'라고 지어놔서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맥주인줄 알았는데 라벨을 보니 오크칩을 넣었더군요. 오크칩은 참나무를 얇고 작게 잘라 다양한 굽기로 구운 것입니다. 오크통에 숙성시키는 것보다 편리하고 적은 비용으로 오크맛을 낼 수 있죠. 보통 발효가 끝나고 투입합니다.

아메리칸 에일답게 상쾌한 감귤 아로마가 압도적으로 피어오르지만 그 뒤를 이어 달콤함 몰트 아로마, 그 뒤를 이어 숨을 폐까지 깊숙히 들어마시면 오크의 존재를 분명히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버는 아로마와는 달리 시트러시함이 아닌 나무스러운(woody) 맛이 훨씬 지배적이었으며 꽤 쓴 비터가 느껴졌습니다. 몰트의 맛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달달한 풍미를 주고 있었는데 몰트의 단맛, 나무맛, 비터의 삼박자가 아주 조화롭게 느껴졌던 맥주입니다. 아... 좋네요... ㅠㅠ

5번 타자...
19 / Mikkeller Brewery / Style : American IPA / 6.8%

유럽의 문제아 미켈러 돌아이들의 맥주 차례. 19가지 홉을 넣었다고 해서 맥주 이름이 19입니다. 아래는 사용된 홉의 목록.

Simcoe 17,14%
Citra 15,72%
Amarillo 14,29%
Sorachi Ace 10,71%
Bravo 6,79%
Columbus 6,79%
Cluster 4,64%
Warrior 4,64%
Cascade 3,57%
Centennial 3,57%
Palisade 2,86%
Challenger 1,43%
Galena 1,43%
Magnum 1,43%
Mt Hood 1,43%
Tettnanger 1,43%
Nugget 0,71%
Super Galena 0,71%
Williamette 0,71%
미국 홉만 100% 들어간 건 아니군요. 챌린져와 테트낭이 눈에 띕니다.

탁하고 붉은 외관을 보여주던 19는 전형적인 미국 홉의 시트러시 아로마를 풀풀 피어로르고 있었습니다. 맛에서는 크게 감지되는 것이 없었는데 시트러시 하지만 상당히 싱거운(watery) 맛으로 이어집니다. 몰트도 홉도 종범인 상태입니다. 피니시는 달달한 트로피컬 과일의 피니시로 끝이 나네요. 미켈러가 돌아이 짓은 많이 하는데 맛은 좀 극과 극인듯... 죽이거나 아주 맛이 없거나.

6번 타자...
1000 IBU Ultramate (Light) / Mikkeller Brewery / Style : American Pale Ale / 4.9%

역시 똘끼 충만한 미켈러의 맥주입니다. IBU는 맥주의 쓴맛을 나타내는 단위로 IBU 수치가 높을수록 맥주의 쓴맛이 강하다는 의미입니다. 통상적으로 APA의 경우 30~50 IBU, IPA의 경우 40~80 IBU 정도의 수치를 갖습니다. 근데... 1000 IBU라뉘!! 장희빈이 마셨던 사약을 우리더러 먹으란 말이더냐. ㅡㅡ;;

근데 1000 IBU는 그냥 계산상의 수치일 뿐 실제로 홉에서 저렇게나 많은 쓴맛이 추출되지는 못합니다. 소금물에 소금을 더 넣어도 녹지 않는 원리와 같은 것이죠. 홉을 아무리 때려 부어도 맥즙에 녹아 나올 수 있는 쓴맛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 역시 전형적인 아메리칸 홉의 상쾌한 아로마로 시작합니다. 막상 맛을 보면 홉의 상쾌한 귤맛이나 몰트의 맛은 온데간데 없고 디립다 씁니다..... 아... 써..... 굉장히 강력한 비터가 입천장부터 시작하여 혀 중앙, 혀 뿌리를 지나 목구멍 안쪽 깊숙한 곳까지 남아 계속 괴롭힙니다. 다른 일체의 맛 없이 쓴맛으로 승부를 본 맥주 같아 굉장히 맛없으면서도 재밌고 짜증나면서도 신기합니다(?). 역시 미켈러 맥주는 중간이 없어요. 죽거나 살거나... 재밌는 시도 자체에만 박수를 주고 싶습니다.

마지막 7번 타자...
黑 / Mikkeller Brewery / Style : Russian Imperial Stout / 17.5%

이날 시음회의 끝판왕 흑횽입니다. 이름부터가 흑. 그냥 뙇~ 흑. 두말할 나위 없이 임페리얼 스타우트이며 17.5%라는 소주 못지 않은 강력한 도수를 자랑합니다.

한 점의 빛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한 검정색의 외관과 매우 짙은 브라운 헤드를 지니고 있었던 흑횽이었습니다. (이 맥주는 그냥 '흑'이라고 하면 안 될 거 같음여. '흑횽'이라 부르는 것이 마땅한 듯...) 숨을 깊이 들여마시면 카카오, 커피 냄새와 홉의 상큼 새콤한 아로마가 피어 오릅니다. 고도수 까만 맥주에서 느낄 수 있는 꼬릿꼬릿한 간장 아로마도 살짝 풍겨오네요.

맛은.. 아~~ 맛있습니다. 박수!!!

사실 이 정도 재료와 이 정도 도수로 맛없게 만들기가 더 어려울듯. 끈적하고 쫀득한 바디로 입 안에 흘러들어온 흑횽은 강렬한 검은 몰트의 탄 맛과 홉 추출물 수준의 진한 홉 플레이버가 느껴졌습니다. 비터가 강렬하고 오래 남았는데 그에 못지 않게 높은 종료 비중(F.G)으로 인한 몰트의 단 맛(malty sweetness)도 진하게 배어 나왔습니다. 비터와 단 맛이 누가 이기나 겨루고 있는 것 같이 둘 다 하염없이 높아서 강력하게 쓰면서도 끈적하게 달달한 맛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합니다. 짱!!

도수가 도수인지라 많이는 못 마시겠더군요. 한 병을 혼자 다 마셨다는 살찐돼지님께 승리의 박수를 드립니다.

시음은 이렇게 끝이 나고 이제부터는 리틀앨리캣에 있는 맥주들을 뽀실 차례...

흔한 맥주 1

흔한 맥주 2

입가심용 흔한 맥주 3

흔한 맥주 4

즐거웠던 자리... 좋은 자리를 만들어 주신 메밀묵을 좋아하는 모 회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덧글

  • 삼별초 2012/11/16 11:05 # 답글

    벨기에는 너무 머니깐 가까운(?)일본이라도 자주 가야겠어요 엉엉
  • iDrink 2012/11/16 13:01 #

    일본만 가도 맥주 구색이 후덜덜인데 도대체 우리나라는 왜 이럴까요... ㅠㅠ
  • 란스 2012/11/16 11:40 # 답글

    역시 맥덕이군요 저도 지난주말에 일본갔다 벨기에맥주사와서 하이로비어 사장님이랑물물교환후 그자리에서 까마셨습니다..
  • iDrink 2012/11/16 13:02 #

    사장님이랑 물물교환하는 님이 더 맥덕!
  • 메밀묵될무렵 2012/11/16 11:57 # 삭제 답글

    저도 즐거웠어요!! ㅋㅋ
    근데 참고로 메밀묵을 좋아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
  • iDrink 2012/11/16 13:02 #

    미켈러에 대한 환상이 많이 깨진 자리였쥐?? ㅎㅎㅎ
  • 메밀묵될무렵 2012/11/16 13:59 # 삭제

    구니까용! 환상은 사라졌지만 맥덕의 길은 멀구도 험하네요!! ㅋ
  • 레드피쉬 2012/11/16 12:52 # 답글

    의미없으시다니 회따윈....
  • iDrink 2012/11/16 13:03 #

    앗!! 그게 아니라... 회는 너무나도 당연해서 언급조차 할 필요가 없었던거죠.... ㅡㅡ;;
  • kihyuni80 2012/11/21 16:59 #

    맥주 준비하시면 회를 대령한다는 그런 시추에이션이 이제 이어지는 건가요? ㅎㅎ
  • 오이 2012/11/18 21:35 # 답글

    idrink님 오늘 반가웠어요! 초면에 쑥스러워서 몇 마디 얘기도 잘 못했네요 ㅎㅎ
    운전하고 집에 와야 해서 맥주도 몇 잔 못마셔서 더 아쉬웠네요

    그나저나 공방 느무 추웠어요. 덜덜덜;;
  • iDrink 2012/11/19 09:29 #

    술을 안 드셔서 그랬을 겁니다. 마구 마구 드셨어야죠~ 술 배우러 오신 분이 차를 가져 오시면 어떡합니까. ㅋㅋㅋㅋㅋ 저도 반가웠습니다. 맥주 망치지 말고 잘 만드세요~ 언제나 그랬듯 "사람이 문제입니다." ㅋㅋ
  • kihyuni80 2012/11/21 16:58 # 답글

    오~~~ 라는 감탄사와 부러움만 나옵니다~~~
  • iDrink 2012/11/21 17:04 #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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